구원자의 끝 W: 이소루 죽기 직전에는 자신이 살아온 인생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던데, 전부 거짓이었나 보다. 눈앞은 그저 까맸다. 아무것도 없는 짙은 어둠. 몇 년 전, 바이프로스트에서 떨어지며 보았던 그 칠흑 같은 심연이었다. 타노스에 의해 꿰뚫린 복부가 허했다. 몸에 구멍이 나는 일은 결코 유쾌하지 않았다. 아, 프리가가 만들어준 이 전투복만은 깔끔...
너를 찾아서 W. 이소루 비로소 완벽히 버려졌다. 무너진 바이프로스트의 끝이 로키의 마른 허벅지를 아프게 찔러왔다. 탁한 녹색 눈동자는 광활한 우주 그 어딘가를 멍하니 유영했다. 여기서 떨어지면 죽을 수 있을까. 아마 쓸데없이 질긴 목숨은 어디서든 살아남겠지. 망국의 둘째 왕자는 폐허가 된 세계의 끝에서 그저 존재할 뿐이었다. 헬라도 수르트도 전부 한 줌의...
月下藝人 제 1화 「숨겨진 꽃의 이름은」 W. 이소루 현(賢)국 전체를 통틀어 황제의 이름을 모르는 자는 있을지 몰라도, 규월각(奎月閣)을 모르는 자는 없었다. 출중한 외모와 뛰어난 가무, 거기에 사대부들도 혀를 내두르는 작시 실력을 가진 최고의 기녀들이 모인 규월각은 현의 사내들에게는 한 번쯤 가보고 싶은 공간이었으며 여자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다른...
사랑은 시간 틈을 달린다 W. 이소루 "아저씨, 좋아해요." "나도야 꼬맹아. 새삼스레 왜 그래?" "그게 아니라, 진짜로, 많이 좋아해요." 어색할 정도로 단호했던 아이의 목소리가 증폭되어 윙윙거리며 귓가에서 울렸다. 매일 만나 소소한 이야기를 하던 사거리의 작은 커피 전문점에서, 매일 마시던 캬라멜 마끼야또와 아메리카노를 시켜놓고, 매일 듣던 이름 모를...
기억에 머무르다. W. 이소루 창문이 잿빛이었다. 런던의 어두운 구름은 잠깐을 참지 못하고 울컥 비를 토해냈다. 좁은 집 안에는 습한 공기만이 무거운 존재감을 드러냈다. 단촐한 부엌에 놓인 전기 포트가 빨갛게 점멸하며 짧은 기계음을 반복해서 뱉어냈다. 물이 끓는 소리가 시끄럽게 울렸다. 늘 느끼는 것이었지만, 전기 포트는 지나치게 빨리 물을 데워냈다. 낡은...
스네른/로키른 위주 글쟁이. DROMP/NDB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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